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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암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1

암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이다. 지난 40년간 1위 자리를 내어 준 적이 없으며 날이 갈수록 2위와의 격차가 멀어지고 있다. 암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발생하는 질병이 아니다. 우리 몸에는 약 30조 개의 세포가 존재하고 하루 평균 3300억 개의 세포가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 세포 교체의 과정에서 DNA가 손상되면 수시로 암세포가 발생할 수 있지만, 보통 우리 몸의 면역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암세포를 신속히 인지하여 제거한다. 그러나 면역계의 기능이 저하되고 DNA의 유전적 손상이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면서 제거되지 않은 암세포가 하나 둘 늘다보면 어느새 감당할 수 없을만큼 많은 암세포들이 암이라는 질병을 만들어낸다. 직경 1 cm 짜리 암 덩어리가 만들어지려면 하나의 암세포가 30번 분열하여 10억 개의 세포가 모여야하고, 이런 과정에 약 8년의 세월이 걸린다고 한다. 바꿔 말하면 우리에게는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와 시간이 있다.

 

한의학의 최고 경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는 “정기존내 사불가간(正氣存內 邪不可干)”이라는 유명한 문구가 있다. 바른 기운이 내 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으면 나쁜 기운이 침범할 수 없다는 말이다. 과거에 쓰여진 말이지만 우리 몸을 암으로부터 지키는 면역계통의 역할을 설명하는데 손색이 없다. 황제내경 이후 유구하게 이어진 한의학의 역사는 기혈음양으로 대표되는 우리 몸의 바른 기운을 살피고 부족한 곳을 찾아 보충하여 정기의 균형을 맞추고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모색하고 발전시키는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워낙 오랜기간 동안 반복된 면역기능의 저하가 암을 일으키는 만큼, 암 예방을 위해서는 한의학적 교정 뿐만 아니라 평생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전방위적 방어가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

 

2008년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표한 세계암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암의 32%는 흡연, 30%는 음식, 10-20%는 만성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그밖에 직업, 유전, 생식 인자가 각 5%, 음주나 환경오염, 방사선 노출이 각 3% 정도 기여한다. 일평생에 걸쳐 먹는 먹거리, 흡연, 음주와 같이 아주 평범하지만 일생동안 수도 없이 반복하는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암 위험인자의 절반 이상을 관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함으로 저것이 생한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고,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도 사라진다."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緣起)의 이치는 우리 몸의 건강에도 적용된다. 세상의 그 무엇도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억만 겁의 인연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업보를 지울 수도 없고, 전생의 인연을 어찌할 수도 없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바른 생각,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생활, 바른 행위로 바른 노력을 다 하여 바른 의식과 바른 명상에 들면 해탈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듯이, 오늘부터라도 일상생활을 바로잡는다면 암 발병 위험도 줄이고 지금보다 더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몸이 건강해야 건강한 정신도 깃들 수 있다.

 

 

암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2. 규칙적인 운동

현대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몸을 움직이기보다 오래 앉아있는 경향이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은 오래 서 있는 사람에 비해 암 사망위험이 80% 이상 높았다. 따로 시간 내 운동할 여유가 없다해도 일단 기회가 되는 대로 걷고, 앉아있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생활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단 30분의 신체활동만으로도 암 발생위험이 8% 감소한다.

 

정기적인 운동은 과체중 및 비만을 방지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데 기여한다. 과체중과 비만은 당장 허리나 무릎 통증과 같은 근골격계 장애를 유발하지만,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근경색, 뇌경색,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통풍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기도 하다. 국제암연구소(IARC)에 의하면 비만은 식도암, 위암, 대장직장암, 간암, 담낭암, 췌장암, 폐경후 유방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신장암, 뇌수막종, 갑상선암, 다발성골수종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대장암, 간암, 담도암, 전립선암, 신장암, 갑상선유두암, 소세포폐암, 비호지킨림프종, 흑색종의 발생 위험도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우리나라 건강한 성인의 체질량지수 범위는 18.5 이상 23.0 미만이다. 혹은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남자는 90 cm, 여자는 85 cm 미만을 정상으로 간주한다. 적절한 영양섭취와 신체활동을 통해 급격한 체중 증가를 피하고, 특히 체지방을 적정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체중이 유의한 수준으로 감소하지 않더라도 적절한 수준의 신체활동만으로도 앞서 언급한 각종 질병과 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정기적 운동은 발암물질이 위장관이나 기도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인슐린, 호르몬, 중성지방의 불균형을 조절하며 우리 몸의 면역계통을 활성화하고 특히 항산화 기능과 DNA 복구 기능 개선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신체활동량이 많을수록 암 예방에 유익하여, 국제보건기구는 중등도 강도로 매주 15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권고하고 있다. 중등도 강도는 약간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댄스 등을 통해 최대 심박수의 60-75% 정도를 증가시키는 수준의 운동을 말하며, 이러한 운동을 하루에 30-60분씩 주 5회 시행해야 한다.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달리기나 빠른 수영, 빠른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이나 팀스포츠와 같은 격렬한 유산소 운동을 15분-30분씩 주 5회 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또한 여기에 코어근육그룹을 중심으로 한 근력운동을 주 2회 이상 병행하는 것이 좋다.

 

국제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운동은 에너지 소모를 요구하는 골격근이 만들어낸 일체의 몸의 움직임을 말한다. 여기에는 우리가 마음먹고 하는 스포츠 외에도 장소 이동을 위한 걷기, 집안일 하기, 레저활동도 포함된다. 꼭 피트니스 센터에 가거나 운동장을 뛰어야만 운동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90세가 되어서도 운력을 멈추지 않았다는 백장선사의 일갈,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는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앉아서 참선하는 시간이 많은 수행자의 특성상 운력의 방식으로 신체활동을 유지하도록 한 것은 불교의 큰 지혜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분도 1시간 이상 앉아있었다면 지금 당장 일어나 걷고 움직이시길 바란다.

 

 

암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3. 건강한 식생활

2008년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표한 세계암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암 발생 원인 중 30%가 식품 및 영양과 관련이 있다. 식생활 관리만으로도 암 발생의 3분의 1을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루 세 끼 일평생에 걸쳐 먹는 먹거리가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

 

암 예방을 위해서는 정제된 곡물보다는 현미, 밀, 귀리, 보리, 호밀과 같은 통곡류를 먹는 것이 유리하다. 이들 식품의 식이섬유는 특히 비만을 방지하고 대장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과도한 식이섬유는 장내 가스를 생성하기 쉬우므로 평소 소화기능이 약한 경우 식이섬유를 과식해서는 안된다. 이런 경우 의사나 한의사와 상의 후 식단을 결정해야 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의 풍부한 영양성분은 암 발생 과정을 저해한다고 알려져있다. 암 외에 심혈관질환이나 제2형당뇨병 예방에도 좋다. 채소와 과일은 으레 저마다 고유의 색깔을 가지고 있고 색깔에 따라 풍부한 영양소도 서로 다르다. 따라서 다양한 색상의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챙겨먹는 것이 건강에 유리하다. 예를 들어 녹색 잎이 풍부한 십자화과 채소(브로콜리, 청경채, 케일, 양배추 등)는 유방암 등 각종 암 발생 위험을 줄인다고 알려져있다. 토마토, 딸기, 수박, 석류의 빨강은 라이코펜을 품고 있다. 라이코펜이 풍부한 식품 역시 심혈관질환 및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억제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당근, 단호박, 귤과 같은 노란색 식품의 카로티노이드는 폐암, 두경부암, 전립선암 등에 대한 보호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카레의 재료가 되는 강황도 커큐민을 함유하여 노란 색을 띈다. 커큐민은 항산화작용을 통해 암의 형성을 막고 전이를 억제하며, 실제로 커큐민이 풍부한 식단을 유지할 경우 유방암, 전립선암, 폐암, 대장암 발생이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었다.

 

반면, 붉은 고기와 가공육은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식품이다. 붉은 고기란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말고기, 염소고기 등 포유류의 근육 덩어리를 말한다. IARC는 붉은 고기 섭취량을 일주일에 350-500 g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보통 고기 한 근이 600 g, 1인분을 200 g 정도임을 고려하면 1주일에 반 근, 3인분 이하의 육류를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소시지, 햄, 베이컨 같은 가공육은 가능한 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첨가제에 포함된 아질산염이 직접 접촉하는 식도나 위에 암을 유발하며 간암이나 폐암, 백혈병과 관련있다는 보고도 있다. 가공육의 염분이 위점막 손상을 유발하고 발암물질의 흡수를 촉진하기도 한다.

 

콩은 붉은 고기나 가공육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콩에 포함된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인 이소플라본이 유방암이나 난소암과 같은 여성암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는 속설도 있지만, 콩 섭취는 이들 여성암 위험을 증가시키는데 기여하지 않는다고 확인된 바 있다. 오히려 콩을 충분히 섭취할 경우 여성암이나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특정 성분이 몸에 좋다고 하여 암 예방을 목적으로 특정 성분을 고용량으로 추출한 추출물이나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신선한 제철 식품을 골고루 먹는 것이 다양한 영양소를 상식적인 용량으로 섭취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다만, 영양결핍이 분명한 경우는 예외이다. 예를 들어 빈혈 환자에게는 철분제나 엽산 보조제가,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칼슘과 비타민D가 필요하다. 인터넷이나 매스컴을 통해 단편적으로 들은 정보를 토대로 영양제를 임의로 구하여 사용하기보다는 본인의 몸에 영양제가 필요한 상황인지 전문가와 상의하여 결정해야 한다.



암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4. 건강한 음료 섭취

인간은 밥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니다. 식사 후에도 입이 심심해서 숭늉을 찾고 식혜를 마시던 우리 민족은 현대 사회에서도 커피를 마시며 산다. 퇴근 후 맥주 한 잔은 현대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다. 요즘은 맥주나 소주 대신 와인을 즐기는 인구도 늘고 있다. 이러한 기호음료도 암 예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알코올 섭취는 암 예방에 불리하다. 적절한 알코올 섭취는 괜찮다고도 하고, 일부 연구에 따르면 하루 알코올 섭취량 30 g 이하 까지는 오히려 신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다른 암 발생 위험은 확실히 증가시키며, 일부 암은 소량의 알코올에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알코올 및 알코올 대사산물이 직접 접촉하는 구강, 인두, 식도, 위 및 간은 더욱 위험하다.

 

소주나 위스키는 독한 술이지만, 맥주나 와인은 순한 술이라서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보면, 주종보다는 섭취한 알코올의 양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알코올에 대한 민감도가 다르지만, 통상 안전한 알코올 섭취량은 1회 기준 성인 남자는 40 g, 여자는 20 g 이하이다. 술 종류마다 알코올 도수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맥주를 맥주잔에, 소주를 소주잔에, 와인을 와인잔에 따라 마실 경우 약 10 g 내외의 알코올을 섭취하게 된다. 따라서 남자는 4잔, 여자는 2잔 이하를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그러나 술을 마실 때마다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이라면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보통 사람들보다 알코올 분해기능이 떨어지는 체질이므로, 다른 사람과 똑같이 술을 마시다보면 독성을 띄는 알코올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에 의해 몸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술은 한 번 마시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되는 일이 많아, 적정 수준에서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다. 통제할 자신이 없다면 아예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겠다.

 

술자리에서 술을 피하는 사람들은 으레 사이다나 콜라를 선택한다. 하지만 이런 가당음료를 섭취하면 대장암과 신장암에 의한 사망 위험이 높아지고, 이런 음료에 포함된 인공감미료는 췌장암 위험을 증가시킨다. 같은 이유로, 사이다나 콜라 같은 탄산음료 뿐 아니라, 설탕이나 시럽이 첨가된 과일주스, 에너지음료 등도 피해야 한다. 가당음료 보다는 물이나 무가당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겠다.

 

기호음료의 대표격인 커피는 항산화작용을 하고 암의 메틸화를 억제하여 간암과 대장암 뿐 아니라 자궁내막암이나 전립선암 발생을 예방하는 물질로 잘 알려져있다. 하지만 설탕이나 크림등 첨가제가 포함된 믹스커피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커피를 마시고 두근거리거나 손발이 떨리는 사람이라면 커피를 장기간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상 손해이다. 카페인에 대한 반응으로 혈압이 상승하고 동맥이 수축하며 뇌혈류가 감소하여 심혈관계 및 뇌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카페인 최대 섭취량은 1일 400 mg이다. 보통 커피 한 잔에 100 mg 내외의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 녹차나 보이차의 카페인 함량은 커피의 3분의 1 정도이다. 커피의 카페인이 신경쓰인다면 대신 차를 마시거나 맹물을 마시는 것이 좋겠다.

 

곡차를 취하도록 마시는 것을 경계하고, 정신을 맑게하는 차 마시는 문화를 오랫동안 이어온 불교의 문화는 그 자체가 이미 암을 예방하고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키는 슬기를 담고 있다. 일주문부터 걸어서 사찰을 산책하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고, 꾀부리지 않고 온전히 백팔배를 다하여 몸을 움직이며, 제철 나물과 채소를 담아낸 사찰음식을 맛있게 먹고, 술이나 커피대신 향기로운 차와 함께 존경하는 스님과 차담을 나눈다면 이보다 더 좋은 항암 패키지 프로그램이 따로 없을 것이다.

  • 한방내과 김미경

    김미경

    한방내과

    전문진료분야

    소화기질환(간장/담도/신경성), 간계질환(피로/두통/어지럼/떨림), 한양방협진암클리닉(암관련 증상 및 항암 후유증, 암피로, 암 병발 중풍), 혈액종양(빈혈/어혈), 해독(금주 등 각종 중독, 약물이상반응)

등록일202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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