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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지 않아도 생길 수 있는 지방간


술 마시지 않아도 생길 수 있는 지방간

 

사찰에서 10년째 공양주보살로 봉사하는 60대 여성분이 최근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고 놀라며 찾아왔다. 그분은 불자오계를 철저히 지키느라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는데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냐고 물었다.


술이 간에 해롭고 과음이 지방간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아도 지방간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지방간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알코올, 약물, 바이러스 간염, 자가면역 간염 등 간을 손상시키는 다양한 요인들이 지방간을 유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대사 기능 장애나 에너지 불균형도 지방간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런 경우를 비알코올지방간, 혹은 대사이상지방간이라고 부른다.


간은 잉여 에너지를 중성지방으로 변환해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 지방은 피하나 혈관 등 다양한 곳에 쌓일 수 있으며, 간에도 저장된다. 저장된 중성지방은 체내에서 에너지가 필요할 때 에너지로 변환된다. 하지만 에너지 소모가 적고 지방이 계속 쌓이면 지방간이라는 병적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


지방간은 반드시 지방을 많이 섭취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섭취한 영양소는 모두 중성지방으로 전환되어 간에 저장되기 때문이다. 신체 활동이 부족하면 지방간은 과체중과 함께 발생할 수 있지만, 체중이 정상 혹은 저체중이어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제2형 당뇨병, 인슐린 저항, 장기간 단식이나 과도한 영양결핍 등이 간에 지방 축적을 촉진할 수 있다.


지방간은 당장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상이 없더라도 과도한 지방 축적은 염증 반응을 일으켜 지방간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 염증이 반복되면 간이 경화되는 섬유화가 진행되고, 결국 간경변증이나 간세포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지방간은 만성 간질환뿐만 아니라 제2형 당뇨병,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지금까지 지방간을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대신, 간을 포함한 몸 전체의 대사 기능을 활성화하고 잉여 지방을 줄이는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지방간 환자가 과체중이라면 우선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의 5%만 감량해도 간에 쌓인 지방이 줄어들고, 10%를 빼면 간의 염증과 섬유화가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급격한 체중 감량은 요요현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천천히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감량하는 것이 좋다. 체중이 줄지 않더라도 활동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지방간을 개선할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이 지방을 태우는 데 효과적이며, 최소 30분 이상의 운동을 주 3회 이상, 6주 이상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근력 운동도 병행하여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이 부족한 사람은 지방간 발생 위험이 4배 더 높고, 근감소증이 있는 지방간 환자는 간섬유화 진행 위험도 더 크다.


식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지방간을 개선하려면 하루 500 kcal 정도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식단은 탄수화물이나 과당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야채와 양질의 단백질 위주로 구성하여 천천히 식사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은 긴 여정이지만, 한의학이 도움을 줄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지방간을 간 기능 저하와 노폐물 축적, 염증 반응과 연관지어 해석한다. 따라서 지방간 관리에는 소화와 배설 기능을 도와 노폐물 제거를 촉진하거나 간의 열을 내리는 한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과체중이나 복부 비만이 있는 경우 대사 기능을 활성화하는 약물과 침 치료가 병행될 수 있다. 그러나 한약 처방은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안전하고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지방간이 시작되었다면 이미 간에 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므로 무분별한 약물 섭취는 피해야 한다.


지방간이 발견되면 장기적인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건강한 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한방내과 김미경

    김미경

    한방내과

    전문진료분야

    소화기질환(간장/담도/신경성), 간계질환(피로/두통/어지럼/떨림), 한양방협진암클리닉(암관련 증상 및 항암 후유증, 암피로, 암 병발 중풍), 혈액종양(빈혈/어혈), 해독(금주 등 각종 중독, 약물이상반응)

등록일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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