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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넥스트 10월호] 삶의 마지막에서 그건 또 다른 시작일세

등록일2005-10-07

조회수1052






[메디컬센터 25시] 삶의 마지막에서

그건 또 다른 시작일세
서상연 - 동국의대 교수 / 가정의학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말기 환자이다. 나는 지금까지 약 300여명의 말기 암 환자를 돌보았고, 그들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했다. 살아온 모습은 모두 달랐겠지만, 삶의 마지막에서 어떤 공통적인 모습이 보였다. 대부분 자신에게 생의 마감이 닥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나 자신은 언제까지나 죽지 않는다”는 가정을 굳게 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말기 환자들이 불확실한 앞날에 대해 두려워하고 다소 우울해 하는 심정을 보였다.




그 세 명의 환자




그런데 내게는 몇몇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 살아 있을 때, 자신의 임종을 인정하고 수용하던 환자들이다. 그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 본다. 


 


32세 남자환자 S는 대장암 말기였다. 부친도, 형도 대장암이었기에 그는 일찌기 대장암에 대한 불안을 갖고 있었다. 유명하다는 병원을 찾아다니며 정기검진을 받은 보람도 없이 대장암이 발병하고 말았다. 유전적이었는지, 치료가 잘 되지 않아 내게 오게 되었다. 


 


젊은 말기 환자를 대하려면 심적인 부담감이 생긴다. 본인과 가족의 힘든 심경을 어떻게 위로해 주면 좋을까 고민이 된다. S는 복수로 배가 불러오는 상황이라, 편히 눕지도 못하고 비스듬히 기대서 숨차하고 있었다. 처음엔 힘들어서 인사도 잘하지 못했다.


 


복수를 빼주고, 기관지확장제와 염증억제제 투입으로 조금씩 증상이 좋아졌다. S는 희미하게 내게 미소를 보내고, 약한 목소리지만 또렷하게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크고 맑은 눈빛이 그의 평온한 내면을 반영했다. 홀가분해 보이기까지 하는 눈빛…. 젊은 부인도 담담하게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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