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가기 주메뉴로 가기 카피라이트로 가기

동국 HEALTH

동국 HEALTH 보기

108배, 몸으로 하는 수행이자 움직이는 명상


26년 6월: 108배, 몸으로 하는 수행이자 움직이는 명상

 

108배는 불교에서 익숙한 수행이다. 108이라는 숫자는 몸과 마음을 어지럽히는 108번뇌를 상징한다. 절을 한 번 올릴 때마다 마음의 번뇌를 하나씩 내려놓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래서 108배는 단순한 체조가 아니라, 몸을 낮추며 마음을 살피는 수행이다.


한의학과 의학의 눈으로 보아도 108배는 흥미로운 건강법이다. 절을 할 때 우리는 서고, 앉고, 엎드리고, 다시 일어선다. 이 과정에서 허벅지와 종아리, 엉덩이, 허리, 복부 근육이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실제로 108배 절 운동과 스쿼트 동작의 근활성도를 비교한 국내 연구에서는 108배가 체간과 하지 근육을 함께 사용하는 전신 운동의 성격을 가진다고 보았다.


108배의 또 다른 장점은 ‘리듬’이다. 빠르게 힘만 쓰는 운동이 아니라, 일정한 호흡과 동작을 반복한다. 몸을 낮출 때 숨을 고르고, 다시 일어설 때 중심을 세운다. 이 반복은 심박을 적당히 올리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마음을 한곳에 모으는 데 도움이 된다. 108배 절 운동이 복부비만 개선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국내 연구도 있다. 연구의 규모와 대상에는 한계가 있지만, 절 수행이 운동 생리학적으로도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108배는 기혈의 순환을 돕는 운동이다. 현대인은 오래 앉아 있고, 머리는 과도하게 쓰며, 하체는 덜 움직인다. 그러면 기운이 위로 몰리고 아래는 약해지기 쉽다. 절은 머리를 숙이고 몸을 낮추었다가 다시 일어나는 동작을 반복한다. 위로 치솟은 기운을 아래로 내리고, 정체된 하체의 순환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된다. 머리를 비우기 위해 몸을 낮추는 수행이, 실제로는 몸의 상하 균형을 회복시키는 움직임이기도 한 셈이다.


다만 좋은 수행도 몸 상태를 살피지 않으면 부담이 될 수 있다. 무릎관절염이 있거나 무릎 통증이 잦은 사람은 반복적인 무릎 굴곡과 체중 부하를 조심해야 한다. 허리디스크나 만성 요통이 있는 사람도 상체를 숙이고 다시 세우는 과정에서 허리에 부담이 갈 수 있으므로 반동을 주지 말아야 한다.


식사 직후의 108배도 피하는 편이 좋다. 상체를 깊이 숙이고 다시 일어나는 동작은 복압을 높이고 위를 압박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거나 만성 소화불량, 잦은 트림과 더부룩함이 있는 사람은 식후 바로 절을 하면 속쓰림과 역류가 심해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식후 최소 1~2시간이 지난 뒤 속이 편안할 때 시행하는 것이 좋다.


기립성 저혈압이 있거나 일어설 때 어지럼증을 자주 느끼는 사람, 고령자나 체력이 떨어진 사람도 처음부터 108배를 채우려 해서는 안 된다. 적은 횟수로 시작하고, 통증이나 어지럼이 생기면 즉시 멈추어야 한다. 절은 경쟁이 아니라 관찰이며, 많이 하는 것보다 몸과 호흡을 살피며 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108배는 몸을 낮추고, 호흡을 보고, 마음의 움직임을 알아차리는 수행이다. 의학적으로는 근육과 순환을 깨우는 운동이고, 한의학적으로는 기혈의 막힘을 풀어주는 움직임이다. 결국 108배는 몸과 마음을 함께 살피며 흐트러진 균형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오래된 명상법이자 건강 습관이다.

  • 한방내과 김미경

    김미경

    한방내과

    전문진료분야

    소화기질환(간장/담도/신경성), 간계질환(피로/두통/어지럼/떨림), 한양방협진암클리닉(암관련 증상 및 항암 후유증, 암피로, 암 병발 중풍), 혈액종양(빈혈/어혈), 해독(금주 등 각종 중독, 약물이상반응)

등록일2026-05-05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