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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단골 메뉴 뇌종양


비극의 단골 메뉴 뇌종양 (1)


최근 방영된 ‘눈물의 여왕’ 여주인공 홍해인은 뇌종양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고 독일의 암센터를 찾는다. ‘P.S 아이 러브 유’의 매력 넘치는 남자 주인공 제리는 홀리에게 ‘절대 너를 떠나지 않을거야’ 라며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지만 뇌종양으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이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영화나 드라마 속의 뇌종양은 불치병의 상징이며 비극을 암시하는 주된 소재로 흔히 사용되어져 왔지만 통계자료를 보았을 때 1년에 10만명당 10명 정도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는 드문 종양이며 발생 순위도 앞쪽보다는 맨 뒤에서 찾는 것이 빠르다. 예후 역시 조금만 들여다보면 사실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접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뇌종양의 분류

뇌종양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치료 후 ‘저는 암보험을 가입했는데 왜 보험회사에서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고 해요’ 라며 문의를 한다. 이유는 모든 뇌종양이 뇌암은 아니기 때문이다. 뇌종양은 보통 암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 국제질병분류 기호 D로 시작되는 양성 뇌종양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기호 C로 분류되는 악성 뇌종양으로 구분된다. 악성 뇌종양 중 가장 흔한 경우는 신체의 다른 암이 뇌로 전이되어 발생하는 전이성 뇌종양이며 신경 교종이 그 뒤를 따른다. 양성 뇌종양으로는 뇌수막종, 청신경초종, 뇌하수체샘종 등이 있다. 뇌종양은 몸에 생긴 다른 종양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뇌종양은 폐나 뼈 같은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거의 없으며 전이가 있다고 해도 환자의 예후에는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이와 같은 이유로 폐암이나 유방암 같은 신체 장기의 다른 암에서 치료 방침이나 예후 결정을 위하여 사용하고 있는 1기부터 4기까지의 병기(stage)란 분류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세계보건기구에서 분류한 1등급부터 4등급까지의 등급(grade) 체계를 사용하며 등급이 높을수록 악성도도 높아진다. 1등급은 양성, 2등급은 경계성이나 악성, 3과 4등급은 악성에 해당된다. 신경 교종이나 뇌수막종 등 일부 뇌종양의 경우 발생 후 오랜 시간이 지나거나 재발되었을 때 1내지 2 등급에서 더 악성도가 높은 3내지 4등급으로 재발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뇌종양의 진단

뇌종양의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과 뇌기능 저하이며 이러한 증상은 한 두시간 혹은 하루 이틀 지속되다가 호전되는 것이 아니라 수일 내지 수개월 이상 지속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뇌종양 환자의 약 70%에서 호소하는 두통은 피곤할 때나 오후에 심해지는 다른 두통과 달리 장시간 누워있는 새벽이나 아침에 심하며 자고 일어나도 두통이 호전되지 않으며 오심과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두통이 수일 이상 지속된다면 뇌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뇌종양에 의한 뇌기능 저하 증상은 종양의 종류보다는 종양이 뇌의 어느 곳에 위치하는가에 따라 무증상부터 치매나 간질 발작, 마비나 언어 장애 등 매우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환자가 임상 증상이나 신경학적 검진 결과 이상 소견이 있다면 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검사 결과 뇌종양이 의심되면 조직 검사가 필요할 수 있지만 모든 경우 수술을 통한 조직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추적 검사를 해보면 일부 뇌종양은 자라지 않거나 자란다고 해도 1년에 1~2mm 이하로 자라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영상 검사 후 의심되는 종양의 종류나 환자의 연령 등을 고려하여 일정 간격으로 영상 검사를 하며 추적 관찰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발견 당시 종양이 커서 증상을 유발하거나 신경 교종 등이 의심될 경우에는 수술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환자들은 잘못된 인터넷 정보나 비전문가의 말만 듣고 뇌종양으로 진단을 받으면 반드시 두개골을 절개하는 개두술을 받아야 한다고 오해를 하거나 수술을 받을 경우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고생한다고 믿고 수술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혹은 검증도 되지 않은 대체 치료가 좋다는 등의 잘못된 인터넷 정보만 믿고 병을 방치하거나 검증되지도 않은 방법을 찾아다니며 시간을 낭비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대한뇌종양학회에서는 국내외 최신 지견과 우리 나라의 의료 상황을 고려해 뇌종양 환자에 대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환자가 뇌종양을 진단받았을 때 뇌종양을 전공한 신경외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다면 국내 어느 곳에서나 최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비극의 단골 메뉴 뇌종양 (2)


뇌종양의 치료: 수술

뇌종양의 주된 치료 방법에는 현미경이나 내시경을 활용한 수술요법, 방사선수술 같은 방사선조사요법, 항암제를 이용한 화학요법, 추적 검사를 통한 경과 관찰 등이 있으며 의료진은 이러한 방법을 적절히 조합하여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일부 종양은 수술이나 방사선수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지만 일부 종양은 수술과 함께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방법을 적절히 조합하여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뇌종양 치료의 가장 기본이 된다고 할 수 있는 수술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정확이 종양의 종류를 진단하는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치료 방침을 세우게 하는 것이다. 수술요법을 통하여 가능한 뇌신경 기능의 장애를 일으키지 않는 한도 내에서 완전 혹은 최대한 종양을 많이 제거해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신경 교종과 같이 악성도가 높은 경우나 뇌의 중요한 부위에 위치한 경우는 완전 제거가 힘든 경우도 종종 있어 추가적으로 방사선조사요법이나 화학요법 등을 함께 시행한다. 최근에는 신경 교종 등의 뇌종양 수술에 특수 편광 필터를 장착한 현미경과 5-아미노레불린산 염산염(5-ALA HCl)을 이용한 형광 유도 뇌종양 수술 방법을 활용하여 완전 제거 가능성을 높였으며 이를 통하여 환자의 생존 기간을 향상시키고 있다. 그리고 정상 뇌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정확하게 종양만을 제거할 목적으로 수술 중 종양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내는 자동항법장치(neuronavigation), 수술 중 영상 진단 장비, 수술 중 뇌신경 감시장치, 내시경 장비 등 최첨단 장비를 이용하여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있다.


뇌종양의 치료: 방사선수술

뇌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뇌종양만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많은 첨단 기술과 의료 장비들이 개발되고 있다. 뇌종양을 포함한 여러 뇌질환 치료법 중 방사선수술은 대표적인 비침습적 치료법이다. 방사선수술은 돋보기로 햇빛을 모으면 초점은 불이 붙지만 초점 밖의 물질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원리를 이용한 치료법이다. 방사선수술 장비를 사용하여 주변 정상 뇌조직에 대해서는 방사선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높은 선량의 방사선을 병변에 한 번(single fraction)조사하여 마치 개두술을 하지 않지만 수술하는 것처럼 한 번에 원하는 병변 만을 치료하는 것이 수술과 비슷하다고 하여 방사선수술이라고 한다. 방사선수술은 비침습적, 치료 즉시 일상 생활 복귀 가능, 2~3시간 미만의 짧은 치료 시간, 뇌종양 환자에게 적용되는 산정특례제도가 적용이 되는 치료법이다. 상대적으로 고액의 비용과 장기간의 입원과 회복 기간이 요구되는 수술과 비교했을 때 방사선수술은 매우 매력적이며 효율적인 치료법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뇌종양 환자가 방사선수술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돋보기의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크기가 직경 3~4cm를 초과하는 경우 그 주변 정상 뇌조직이 받는 방사선의 영향이 불가피하게 많아져 뇌부종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아 치료 가능한 크기에 제한이 따른다. 방사선수술 장비 중 가장 최근에 개발된 ZAP-X 장비는 기존의 방사선수술 장비와 다르게 최초로 정교한 자이로스코프 기술을 활용하여 고선량의 방사선을 종양에만 정밀하게 전달하면서 주변의 건강한 조직에는 방사선 노출을 극소화시켰다. 또한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감마나이프와 달리 방사성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 치료 장비이며 부분 마취나 침습적인 머리 고정 장치 또한 불필요하다. 치료 장비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차폐하기 위하여 두꺼운 콘크리트 지하 벙커에 둘러싸여 있는 기존의 방사선수술 장비와 달리 세계 최초로 자체 방사선 차폐 기능을 갖추고 있어 환자가 넓은 유리창을 통해 외부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심리적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치료 중에는 장비에 있는 창을 통해 함께 의료진이나 방문한 가족이 가까이에서 환자를 볼 수도 있어 치료에 따른 환자의 불안감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였다.


뇌종양과 관련된 무서운 소문들이 많지만 소문일 뿐이다. 떠돌아다니는 낭설, 인터넷의 잘못된 정보, 비전문가의 의견에 의존하지 않고 뇌종양 전문가와 치료의 여정을 함께 한다면 뇌종양은 더 이상 두려운 질환이 아닌 극복 가능한 질환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환자가 올바른 진단과 자신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통하여 뇌종양을 극복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 양승엽

    신경외과

    전문진료분야

    뇌종양, 뇌내시경 수술(뇌하수체 종양 및 뇌실내 종양), 방사선수술, 뇌정위수술, 난치성 뇌전증 수술, 안면통증, 안면경련, 수두증, 뇌혈관질환 (뇌출혈, 뇌동정맥기형, 뇌해면상혈관기형)

등록일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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