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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박영석 완전 분석! '철인 파일' 만들었다

등록일2005-09-09

조회수1001








산악인 박영석 완전 분석… '철인 파일' 만들었다
[조선일보 2005-09-09 03:12]







무산소 역치 78%·정복욕 특히 높아


[조선일보 정지섭 기자]

세계 최초로 산악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박영석(42) 산악인의 원동력은 철인 같은 심폐기능과 부모님의 교육이었다. 이는 경기도 일산 동국대 병원에서 실시된 ‘철인(鐵人) 박영석 분석’ 프로젝트를 통해 8일 밝혀졌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거봉 14좌, 7대륙 최고봉과 양극점을 모두 정복한 박씨에 대해 병원측은 지난 6일부터 2박3일 동안 이 병원 11층 34평 넓이의 VIP실에서 분석에 들어갔다. 소화기·심장혈관·관절병·정신과·한방 등 각 분야 전문의로 구성된 ‘박영석 특별검진팀’이 실시한 검사는 폐기능, 영양평가, 골밀도(骨密度), 체열진단, 갑상선 및 복부 초음파, 경락기능 등 양·한방의 30여 가지.

검진팀을 가장 놀라게 것은 ‘무산소 역치(?値)’다. ‘현재상태에서 근육 내 산소가 얼마나 떨어질 때까지 몸이 버텨내느냐’를 측정하는 것이다. 일반인 평균 수치는 40~60%임에 비해 박씨는 78%로 일반인을 압도했다.

보통사람들은 근육 내 산소가 40~60% 줄면 몸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신진대사에 차질을 빚게 되지만, 박씨의 경우 78% 정도 떨어지기 전까지는 운동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얘기다. 심장혈관 분야를 담당한 이명묵 박사는 “산악회에서 한라산 단체 등반을 갔는데 보통 사람들이 네댓 번 쉬어가는 동안 박영석씨는 정상까지 오른 뒤 백록담에 다이빙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반면 근력 수치는 일반인과 비슷했다. 무릎을 쫙 펴는 근육(신근)과 웅크리는 근육(굴근)의 저항력을 측정한 결과 박씨의 수치는 181%로, 또래 남성(185~259%)을 밑돌았다. ‘육군 훈련병 박영석’이 ‘쪼그려 뛰기 200회’ 얼차려를 받을 경우 동기들보다 빨리 지친다는 얘기다. 박씨 자신도 “산소 모자란 데만 다녀 그런지 어떤 때는 아들 이름, 집 전화번호가 생각 안 나며, 40세를 넘으면서 체력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박씨의 또 다른 강점은 정신에 있었다. 심리·인지 능력 측정을 위해 500개의 설문과 270여개의 주관식 문제, 40여년 삶을 돌아보는 2시간 상담의 결론은 ‘평범하지만 건전하다’는 것. 특히 새로운 것을 찾아 발견 또는 정복하려는 욕구가 유난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정신 분야를 담당한 정인원 박사는 “누나 네 명 밑에서 평범하게 자라난 박씨는 ‘7전8기’나 ‘헝그리 정신’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 평범함이 ‘탐험가 박영석’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아버지는 엄하지만 무뚝뚝하지 않았고, 어머니는 막내를 세심하게 아꼈지만 ‘과보호’는 아니었어요. 아버지의 장점은 모험심, 어머니의 장점은 리더십으로 승화돼 ‘대탐험가’가 된 거죠.”

‘박영석 파일’은 박씨 체질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까지 낱낱이 파악하고 있다. 앞으로 제2, 제3의 박영석 탄생을 위해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철인은 올 겨울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사이 베링해 횡단에 나선다. 동국대 체육교육과 83학번 박씨에게 모교는 ‘평생 무료 진료’라는 선물을 안겼다.


(고양=정지섭기자 [xanad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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